4, 3, 2, 1!

 

케이크 나왔잖아
옮겨!

 

가운데에 라즈베리

 

네, 쉐프!

 

내 자리 좀
맡아줄래요?

 

4시간이나 기다렸더니
커피가 땡기네

 

맡아줄게요

 

뭐 사다 줘요?

 

- 됐어요
- 진짜?

 

- 다녀와요
- 고마워요

 

금방 올 거예요

 

저 멀대가
우리 형이에요, 흑형

 

웰컴, 삼바

 

휴가기간에
봉사활동하는 거예요?

 

네, 그래요

 

내가 하는 거 보면서
메모하면 돼요

 

알았어요

 

여기 주차하죠

 

안 내려요?

 

이런!

 

48시간 내로
이 사람들 빼내야 하니까

 

서두르자고요

 

-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
- 그래요

 

말도 편하게 놓지 뭐

 

절대 전화번호나
주소 알려주지마

 

밤에 전화하고
집에 찾아오거든, 가자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신분증, 금속품
핸드폰 담아주세요

 

고마워요

 

- 제길
- 팔 들어요

 

- 못살아
- 어서 들어요

 

한두번도 아니고!

 

됐어요

 

거기에 한
피어싱도 보여줘요?

 

- 됐어요
- 고마워요

 

- 난 피어싱 안했는데
- 가세요

 

어서 와요
앉으시고

 

미쳐, 언니는 여기지!

 

미안해요

 

시작하죠
이름이 뭐죠?

 

삼바 시세

 

프랑스에
오래 있었어요?

 

10년 다 됐죠

 

상황 설명 좀 해주세요
받아 적어, 언니

 

식당에서
일하고 있어요

 

접시 닦다가
요리파트로 승진도 했죠

 

잘됐네요

 

3일 전 상사가
고용 계약서를 줬는데

 

거주권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

 

심사에 도움될까봐
이민국에 가져 갔는데

 

제 신청서가 이미
거부되어 있더라고요

 

통지서도 못 받았는데

 

여기 우편 시스템이
엉망이잖아요

 

그래서...
체포된 거죠

 

그 자리에서 체포했다고요?
망할 놈들

 

동감이에요

 

'망할 놈들'도 적어?

 

아니, 그건 빼고

 

잠깐만
나오실래요?

 

정말 귀찮게 하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그쪽은요?

 

괜찮아요

 

조금 배고프지만
견딜 만해요

 

맞다...

 

시리얼바가
있을 거예요

 

고마워요

 

머스크향이에요?

 

아뇨, 통밀에
견과류...

 

당신 향수요

 

머스크향이죠?

 

 

무슨 약이에요?

 

밤에 잠이
잘 안 와서요

 

나도 좀 줄래요?

 

어떤 거요?

 

밤에 잠이
잘 오는 약

 

'이모반'도 있고...

 

약효가
꽤 세더라고요

 

이건 '리잔시아'

 

'렉소밀'도 있어요

 

어떤 게
잘 맞을까요?

 

초보자한테

 

약한 걸로 줄게요

 

- 전부 다요?
- 고마워요

 

아프가니스탄인
2명을 더 붙여주네

 

어디까지 했죠?

 

경찰 멋대로
여기 집어넣었으니까

 

같이 법정에 가서
당신의 권리를 찾자고요

 

- 알겠죠?
- 좋아요

 

프랑스에 거주한
증거는 있어요?

 

- 네, 그럼요
- 가족은요?

 

삼촌이랑
같이 살아요

 

프랑스에 25년 사셨고
합법 이민자세요

 

아주 고급 식당에서
일하시죠

 

잠시만요

 

삼촌에 대한 정보랑
필요한 거 적어놔

 

판사 앞에서 입을 옷도
엄청 중요해

 

PRJ로 보내기 전에
AT에서 보자고

 

여보세요? 네

 

나야, 멍청하긴
네가 걸었잖아

 

AT랑 PRJ가 뭐예요?

 

나중에
설명해주겠죠

 

전화번호
알려줄래요?

 

그쪽 삼촌 번호요

 

네, 06...

 

94...

 

53...

 

51...

 

02요

 

그쪽 번호도
알려줄래요?

 

그게... 안돼요
그건 불법... 금지...

 

06, 13...

 

52-12-22예요

 

잘 있어요

 

- 나올 수 있을까?
- 누구?

 

삼바

 

노력해봐야지
여기서 10년 살았고

 

직업은 있지만
처자식이 없으니 어려워

 

판사가 거부한다면?

 

그럼 판사
바짓가랑이 잡아야지

 

'관대하신 판사님'

 

'제발 삼바를
보내지 마세용~'

 

- 그런 게 먹혀?
- 안 먹히지

 

농담한 거야

 

고향 앞으로!
바로 추방이지

 

그렇게 심각해?

 

충고 한 마디 할게

 

스스로를
보호해야 해

 

거리를 유지하고
정 주지 말라구

 

추방되면
상처만 받는단 말이지

 

그건 걱정 마

 

- 전화번호 안 줬지?
- 아니, 응...

 

- 진짜지?
- 주지 말라며

 

잘 있어요

 

시작하죠

 

귀하는 우체국 계좌 혹은
월세 영수증이 있습니까?

 

- 네?
- 무슨 듣기평가 시험 봐?

 

쉽고 덜 딱딱하게
말해봐

 

표정 봐
멍 때리고 있네

 

1년 거주권이랑
3개월 임시 허가증

 

1달짜리 추방 통지서...

 

다시 정리해보죠
임시 허가증은 언제 나왔어요?

 

그러니까 누군가
숙박을 제공했단 건데

 

그 분 이름을
적어야 해요

 

예를 들어
그 사람이 듀발이면

 

요기에
듀발이라고 적죠

 

- 그 사람이에요
- 누구요?

 

듀발

 

- 집주인이 듀발 씨라고요?
- 네

 

- 그러니까 우체국에...
- 계좌요

 

우체국 계좌...
있나요?

 

우체국 계좌요

 

없는데요

 

없다네요

 

그 이름으로
월급 받은 적 있어요?

 

 

유로 디즈니에서
'뭐든 다 한다' 멤버로 일했죠

 

'뭐든 다 한다' 멤버가
뭔데요?

 

거시기...
빨간 종이, 땡!

 

빨간 종이가...
이것이 땡땡!

 

알았어요, 잠깐만요

 

땡은 알아 들었는데
뭐가 땡인데요?

 

아 빨간 종이가 땡땡!

 

'뭐든 다 한다' 멤버요?

 

어떤 날은 후크선장
그리고 어떤 날은...

 

토이스토리나 라이온킹
근데 여자는 노노!

 

신데렐라나
미니는 안 해요

 

아쉽네요
인어공주 하면 딱인데

 

이게 우리 주소예요
여기 온 거 맞아요?

 

가끔 이런
진상도 있어요

 

빨간 종이, 땡!

 

러시아어 해요?
러시아말?

 

러시아말 하냐고요?

 

러시아어 하시는 분?

 

저기, 제블리 씨
거긴 섬인데 어떻게...

 

버스를 타요?
그런 버스 있음 이상하죠

 

네, 이상한 버스 탔어요

 

지구본 좀 줘봐요

 

- 다 알아들었어요
- 다행이네

 

빨간 종이를 받았대요

 

- 네
- 그런데 이것이...

 

땡이란 거죠

 

그거 안 먹을 거야?

 

맛없어서 못 먹겠어

 

가만 있으니까
배가 더 고프네

 

먹어도 돼?

 

고마워

 

여기 오래 있었어?

 

10일

 

- 어디 출신?
- 콩고

 

- 넌?
- 세네갈

 

프랑스 온 지 10년 돼서

 

안전한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잡혔네

 

- 어이 없지?
- 양반이네 뭐

 

난 여기 오는데
2년 걸렸어

 

전쟁통에서 도망쳐서

 

여러 번 트럭을 옮겨 타고
사막을 걷고 걸어

 

간신히 도착해선
지하철에서 잡히다니!

 

- 이름이 뭐야?
- 요나

 

성경에 나오는 이름

 

- 넌?
- 삼바

 

난 춤 이름

 

삼바, 반가워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찾는 사람이 있는데요

 

식당에서 일하는
'라무나 쏘'예요

 

- 불러주실래요?
- 네, 앉아서 기다리시죠

 

삼바, 있잖아
여기 와서 연애해봤어?

 

응, 주로
경찰이었어

 

하긴 여경들이
엄청 예쁘더라

 

진지한 관계는 없었어
그럴 시간이 있어야지

 

일해야지
고향에 돈 부쳐야지

 

안 잡히려고
몸 사려야지

 

- 연애 못해봤지?
- 했다니까!

 

3명, 아니 넷, 다섯...
몇 명 된다니까

 

난 여기
결혼하러 왔어

 

진짜?

 

얼른 얘기해봐

 

스페인 토마토 농장에서
같이 일했는데

 

어느 날 아침
경찰이 덮친 거야

 

난 마을로 냅다 뛰었지
미친 듯이 뛰는데

 

누가 문을 열더니
내 손을 잡는 거야

 

- 그 여자구나
- 그래, 그렇지

 

같이 몇 시간을
웅크리고 있었어

 

쓰레기통 사이에서

 

어떻게 생겼어?

 

예쁘고 날씬하고

 

패션쇼 여자들처럼
키도 엄청 커

 

- 모델 말이지?
- 그래, 모델

 

- 모델이야?
- 그래

 

이름이 뭐야?

 

그라시스

 

좋네, 그라시스

 

너 여기 있는 거 알아?

 

나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본 게
2년 전이거든

 

- 여기서 기다리세요
- 네

 

라무나, 손님 왔어요

 

- 쉐프?
- 가봐요

 

2004년에 건너왔어요

 

처방전, 은행 통지서
입출금 내역서예요

 

- 좋아요
- 정장 셔츠 하나랑

 

티셔츠도 하나 넣었어요
삼바가 좋아할 거예요

 

제일 좋아하는 옷이거든요
아, 그렇지

 

마카롱도 넣었어요
바닐라랑 라임 맛으로

 

- 녀석이 좋아해요
- 라임 향이 좋네요

 

제 조카지만
착한 놈이에요

 

- 그래요?
- 참말로요

 

보세요?
서류도 다 준비해뒀잖아요

 

정작 중요한
서류는 빠졌지만요

 

그게 문제죠
안녕히 계세요

 

가세요

 

미안해요

 

뭐 괜찮네

 

대놓고 반항하는 거지
고향 갈 짐부터 싸야겠네

 

법정에서
누가 저렇게 입어?

 

소중한 옷이래
행운의 부적이라던데

 

시작도 하기 전에
망할 일 있어?

 

그 옷은
절대 안돼요

 

내 행운의 티셔츠예요

 

이 위에 입어도 돼요?

 

그렇게도 해보고...

 

셔츠만 입어도 보고

 

더 나은 걸로 결정하죠

 

알았어요

 

비교해봐라?

 

- 그게 낫지
- 그래

 

계속 훔쳐보네

 

- 아냐!
- 그랬으면서

 

- 아니라니까
- 그냥 비교한 건가?

 

바지 안에도
속옷을 입을지 말지

 

- 비교해 보라고 해
- 못살아

 

거리를 두라고 한 거
잊지 않았지?

 

좋네요
훨씬 나아요

 

갈아입지 말고
그대로 있어요

 

비교 그만하고
얌전히 있어

 

진짜 훨씬
보기 좋아요

 

불안해요
내 행운의 티셔츠인데...

 

내가 보관할게요

 

삼촌이 다른 건
안 줬어요?

 

- 마카롱 두개 주셨어요
- 어딨어요?

 

내가 먹었어요

 

- 두개 다?
- 네

 

그렇구나

 

10년 전 다카르에서

 

건설사고로
부친을 여읜 후

 

삼바 시세는
학업을 포기하고

 

어머니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프랑스로 왔습니다

 

주로 야간에
접시 닦이를 하면서

 

요리사 수업을
받고 있지요

 

그리고 막
고용 계약서를 받은 날...

 

그건 우리도 압니다

 

시세 씨, 프랑스에
가족이 있나요?

 

- 젠장
- 네, 삼촌요

 

삼촌만요?

 

 

판결을 유예합니다

 

- 무슨 뜻이죠?
- 결정 못했단 거예요

 

이따 설명해줄게요

 

판사한테 말해볼까?

 

뭘?

 

아냐

 

이거 입어야 한다니까...

 

- 준비됐어
- 알겠어

 

야, 뭐하는 거야?

 

내 여자 만나러 갈래
이러다 미치겠어

 

안돼
일단 진정해!

 

- 이거 놔
- 기다려

 

진짜 감방 가고 싶어?

 

정신 차리고
내 말 들어

 

더는 여기 못 있겠어
난 여기 결혼하러 왔다고!

 

내려와!

 

그만 보고 들어가요!

 

볼 거 없다니까!

 

삼바...

 

삼바
삼바 시세

 

내 이름을 불렀어?

 

- 네?
- 이름을 부르길래요

 

짐 챙겨요

 

풀려나는 건가요?

 

나도 몰라요
짐이나 챙겨요

 

 

일 잘 풀렸으면 좋겠다

 

바르베스에 있는
미용실에서 일해

 

그라시스를 찾아서
나 여기 있다고 전해줘

 

- 그라시스?
- 그래

 

- 행운을 빈다
- 고마워

 

- 저기요
- 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추방통지예요

 

프랑스를
떠나야 한단 거죠

 

가봐요

 

그냥 가도 된다고요?

 

네, 자유의 몸이지만
불법 이민자니까

 

프랑스를 떠나야 해요

 

- 알았어요?
- 그러죠

 

고향으로
돌아갈게요 뭐

 

그래요

 

- 공항이 저쪽이죠?
- 네

 

프랑스를 떠야 하니까
저쪽으로 갈게요

 

가서 비행기 타야겠네

 

맞아요

 

내 비행기!

 

저거 타야 하는데

 

기다려요, 기장님!

 

기다려요
태워줘요!

 

저거 타고 갈게요!

 

추방통지라니
심각한 거다

 

앞으론
더 조심해야 해

 

그 반지부터 빼

 

불법이민자라고
광고하고 싶으냐?

 

10년을 살았는데
그것도 몰라?

 

알았으니까
걱정마세요

 

옷입는 스타일부터 바꿔

 

유러피안 스타일로

 

재킷 걸치고
서류가방 들고

 

비즈니스맨처럼

 

잡지 하나 사서
들고 다녀

 

청바지, 운동화는
갖다 버려라!

 

내 말대로
조용히, 얌전히 살아

 

술 마시고
돌아다니지 말고

 

안 마셔요

 

딱 한 번
그런 걸 가지고!

 

끝까지 들어

 

기차역이나
지하철 환승역엔 가지 마

 

저녁 6시 이후엔
꼭 버스 타고

 

지하철에서
무임승차 하다

 

괜히 걸려서
추방되지 말고

 

그라시스라고 있나요?

 

그런 사람 없는데요

 

- 여기에서 일하지 않나요?
- 네

 

안녕하세요
그라시스를 찾는데요

 

누군지 몰라요

 

삼바, 무슨 일 있니?

 

별일 없어요, 엄마
몸이 좀 안 좋아서

 

일을 줄였는데
이젠 괜찮아요

 

게을러지면 안돼
요리 수업은 잘 받고 있니?

 

그럼요, 잘돼가요
금방 자격증 따요

 

네가 우리 집
기둥인 거 알지?

 

돈 보낼게요
약속해요

 

돈 보낼 테니까
걱정 마요

 

빨리 보내라
가게 주인이 성화야

 

걱정 마세요
보낼게요

 

동생들한테
안부 전해줘요

 

고마워요, 엄마
끊을게요

 

잠깐, 잠깐만요

 

벤타타 씨, 그만

 

말이 너무 빨라서요
어디까지 했죠?

 

어떤 아랍인이
친구 둘을 죽여서

 

밤에 도주했고

 

알제리에 있는
캠프에 도착했는데...

 

다 좋은데
천천히 말해주세요

 

아셨죠?
천천히요

 

뭐래요?

 

정리를 하자면...

 

알겠대요
한마디로 '오케이'예요

 

캠프 상황이 끔찍했대요
화장실도 엉망이었는데

 

따뜻한 물은커녕
찬물도 안 나오고...

 

우리 집도 온수가
안 나와서 미치겠네요

 

잠시만요

 

저기, 마델린

 

저 좀 볼래요?

 

실례해요

 

튀니지란 나라 알죠?

 

리조트 말곤
아는 게 없는데...

 

전 안 가봤거든요

 

좀 도와주실래요?

 

벤타타 씨라고
정말 좋은 분이에요

 

리조트만 가봤는데...

 

그게 어디에요
안 가본 것보단 낫잖아요

 

전 하나도 몰라요

 

지금 좀 바빠서...

 

제가 맡을게요

 

안녕하세요

 

잘 지냈어요?

 

그럼요

 

왜요?

 

내가 알아봤는데

 

추방 통지가 된
상황이라

 

내년까진 거주권
신청은 무리예요

 

당분간
몸을 사려야 해요

 

신분증 검사 피해 다니고
큰 지하철역은 가지 말고...

 

무단횡단 하지 말고,
무임승차 하지 말고

 

나도 다 알아요
해결책은요?

 

그게...

 

해결책이라면
거주 허가 신청이죠

 

언제쯤요?

 

말했잖아요
1년 후에요

 

그럼 그 동안은
뭐하고요?

 

지하철역엔
가지 말아요

 

지금 장난해요?

 

그럴 리가요

 

잠깐 휴식기를
갖는 거죠

 

휴식기?

 

집에 숨어서
방바닥이나 긁어라?

 

경찰이 무서우니까?

 

난 경비원만 봐도
식겁해요

 

어떻게 살라고요?
집세는 어떻게 내죠?

 

가족들은
나만 보고 있는데!

 

당신은
날 도와야 하잖아!

 

왜 소릴 지르고 난리야
누군 성질 없는 줄 알아?

 

난 쉬운 줄 아냐구?
복잡한 서류는 쌓여있지

 

중요한 건 늘
하나씩 빠져있지!

 

주소도 잘못 돼있지!

 

그러니까
목소리 낮춰!

 

왜냐면
나도 피곤하니까!

 

왜 나한테 징징대?
지겨워 죽겠어!

 

알아들었어?

 

진절머리나!
짜증나!

 

못해먹겠네
젠장!

 

뭐라는 거예요?

 

한마디로 자기도
성깔 있단 거죠

 

지하철역 안 간다고
약속할게요

 

왜 나한테
소리 질렀어요?

 

나만 그랬나 뭐

 

목청 좋던데요?

 

나한테 화났어요?

 

먼저 갈게요, 알리스

 

잘 가요, 시몬

 

봐줘요, 내 마카롱
먹은 거 봐줬잖아요

 

내일 봐요, 알리스

 

- 잘 가요, 오데뜨
- 잘 가요, 오데뜨

 

나한테 화났어요?

 

정말?

 

그래요

 

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진짜 많이 고마워요

 

고마워요

 

이제 좀 놔줄래요?

 

고마워요

 

거리를 잘도
유지하고 있네

 

됐거든

 

이 언니, 대박이네

 

됐다니까

 

그렇게 안 봤는데
노는 언니였어

 

안녕하세요

 

그라시스를 찾는데요
여기서 일한다고 해서요

 

나예요

 

아뇨, '그라시스'를
찾는다고요

 

아 글쎄 내가
그라시스라고요

 

당신이...

 

- 난 요나 친구예요
- 손톱 정리만 할래요?

 

아님 마사지도?
마사지는 10, 20, 30분 있어요

 

근데 정말
그라시스 맞아요?

 

맞다니까요!

 

한 명 더 있긴 해요

 

그럼 그렇지!
한 명 더 있다고요?

 

그럼, 미안하지만...

 

그 분 좀
불러줄래요?

 

불러주세요

 

저쪽이 더
내가 찾는 그라시스 같네요

 

계속 말해봐요

 

요나한테 다 들었어요

 

스페인
토마토 농장에서 만나서

 

쓰레기통 사이에
있었던 거

 

그 사람 언제 나와요?

 

몰라요

 

빨리 나오면 좋은데
언젠진 몰라요

 

소식 들어서 좋긴 한데

 

2년이 흘렀잖아요
많은 일이 있었고...

 

요나가 결혼한댔는데?

 

- 그 사람이 그래요?
- 네, 안 하게요?

 

난 손 마사지 좋아해요

 

평소에 손을
많이 쓰잖아요

 

쉴 새 없이 쓰죠

 

피곤할 땐
손 마사지를 하는데

 

손을 주물러주면
피곤이 풀리더라고요

 

왜 다들
등만 눌러대나 몰라

 

횡설수설이
제 특기에요

 

- 잘 가
- 내일 보자

 

여기서 뭐해요?

 

근처에
약속이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 갔다가...

 

마침 여길
지나가게 됐죠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데려다 줄게요

 

그래요

 

차는 어딨어요?

 

걸어서 데려다 준다고요
차가 없거든요

 

대신 업어줄까요?

 

- 어디 살아요?
- 위쪽에요

 

이봐들

 

경비 일
해본 사람 있어?

 

너랑 너
나머지는 돌아가

 

우리 보조 역할이야

 

- 현찰로 50유로, 알겠어?
- 좋아요

 

- 저도요
- 유니폼 입자고

 

뭐하는 거야?

 

- 뭔데?
- 이게 쓰러져서요

 

- 제대로 해놔
- 봐요, 상태 안 좋네

 

- 장소 이동해야 해
- 가만히 좀 있어라

 

계속 쓰러져요

 

망가졌네

 

망가져서 그런 거예요

 

- 손대지 마
- 쓰러졌다니까요

 

쓰러지면서
망가진 거예요

 

- 마네킹한테 반했냐?
- 아니라니까요

 

여기요!

 

여기, 강도예요!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

 

경찰 오니까
도망쳐!

 

도망치라니까!
경찰 올 거야!

 

도망쳐!

 

꺼지라고!

 

미안해요

 

나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난 잠이
별로 없어요

 

아주 엉망이 됐네요

 

향수 냄새 좋네요

 

- 머스크향?
- 그래요

 

그냥 살냄새인데...

 

이제 훨씬 낫네

 

- 기분은 좀 어때요?
- 괜찮아요

 

집에 데려다 줄게요

 

저쪽에 차 있어요

 

말하기 싫어요?

 

그게 아니라...

 

내가 잘못돼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나답지 않게
흐트러지고 있죠

 

가끔 이유도 없이
그럴 때가 있죠

 

사실 난
이유를 알아요

 

- 정말?
- 네

 

여자 때문이에요

 

여자요?

 

구금소에서
시작된 건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어요

 

그렇구나

 

삼바, 오해하지
않았으면 해요

 

나도 당신을
좋아하지만

 

난 준비가 안됐어요

 

지금 이대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당분간은요

 

그래요, 근데...

 

사실은...

 

당신 얘기가 아니라...

 

미안해요

 

내 친구 요나가

 

자기 애인을
찾아 달랬는데

 

가서 마사지 받다가
선을 넘어버렸어요

 

그렇군요

 

미안해요, 괜히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나도 당신이 좋아요

 

좋은 여자고...

 

안전벨트 해요

 

진짜 좋아해요

 

- 당신 향수 냄새도 좋고
- 알았어요

 

나 정말
당신 좋아해요

 

그만해요

 

진짠데...

 

자원 봉사자들
많이 만나봤지만

 

당신은 좀 특별해요

 

- 특별해요?
- 네

 

법대생도 아니고
피어싱도 안 했고

 

나이 든 할머니도 아니죠
맞잖아요

 

고맙네요

 

당신 사연은 뭐예요?

 

뭐길래 새벽 3시에
나 같은 놈이랑 있죠?

 

말하기 싫어요?

 

엄청난 일이
있었나 보네

 

- 방전됐어요
- 뭐라고요?

 

방전됐다고요

 

매일 12시간씩
일하다 보니 그렇게 됐죠

 

알아주지도 않는데

 

노예처럼

 

무슨 일을 했길래요?

 

그때 했던 일이...

 

대형 헤드헌팅사에
있었어요

 

15년 일했는데

 

15년 있으면서
다른 사람이 돼버렸죠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계속 압박을
받으면서

 

무조건 성과만
쫓은 거예요

 

점점 밤에 잠도
못 자게 됐고

 

내 인생도, 일도
피폐해져갔죠

 

사람들을 피하다 보니

 

친구도 애인도
없었고요

 

그러다 어느 날
한계를 넘은 거죠

 

폭발했어요

 

그렇게
폭발해버렸죠

 

어떻게
폭발했는데요?

 

한창 바쁠 때였는데

 

내가 말하고 있는데
동료가 전화를 받으려길래...

 

그래서요?

 

말 못하겠어요

 

말해봐요

 

전화기로
머리를 내려쳤어요

 

그 정도야 뭐

 

- 머리채도 잡아뜯었고요
- 헐!

 

- 좀 아팠겠는데요
- 그랬겠죠

 

그 사람 전화만 보면
깜놀하겠네

 

그 일 후로
병원에 있으면서

 

그렇게 폭발하는 사람이
꽤 있단 걸 알았고

 

치료를 시작했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듣고

 

가끔 말도
쓰다듬으러 가고

 

마음을 치유해왔어요

 

봉사활동도
치료의 일부예요?

 

그런 셈이죠

 

지금은 좀
나아졌어요?

 

아직도 가끔
말 쓰다듬으러 가요

 

거봐요, 당신은
특별하다니까

 

가끔 부작용이
발동해요

 

- 예를 들면?
- 일종의 반작용인데

 

뭔가 과잉하거나
남용하는 거죠

 

음식이나 술, 섹스...

 

당신은 어느 쪽이죠?

 

섹스

 

내가 정신줄 놓으면
대참사 생겨요

 

섹스?

 

섹스하면
대참사 난다?

 

섹스를
어떻게 하길래...

 

농담이에요

 

- 그렇구나
- 설마 그럴라구

 

이런

 

과잉 긍정이면
좋을 텐데

 

멋지다

 

'과잉 긍정'

 

그러게요

 

감동인데요

 

내 생애 첫
방전된 친구라니

 

기쁘네요

 

당신이 기쁘다니
나도 기쁘네요

 

과잉섹스 얘기
진짜 농담 맞아요?

 

100% 농담?

 

조금은 진짜죠?

 

- 갈까요?
- 네

 

이번엔 또 뭐야?

 

다쳤니?

 

- 대답 안 해?
- 배터리가 나갔어요

 

방전된
친구도 만났고...

 

방전이라니
무슨 소리야?

 

괜히 여자랑
엮이지 마라!

 

일만 더 복잡해지니까

 

소리 좀 그만 질러요
피곤해 죽겠구먼

 

- 피곤해?
- 네

 

그럼 딴 데 가서
자빠져 자든가

 

여긴 내 집이지
호텔 아니다

 

나가드려요?

 

가요?

 

좋아요, 가죠

 

저 없이 편히 잘사세요

 

나도 더는
여기 못 있겠어요!

 

그래, 가
식구들이 퍽이나 좋아하겠다

 

집도 넓어지고 난 좋아
이제 여자나 들여야겠네

 

- 이제 그만해
- 놔요!

 

내가 나가줄게요
그래야 여자가 생기지!

 

너 빈털터리 되고 싶냐?

 

평생 술만 먹고 살 테야?

 

패배자로 살고 싶어?

 

 

받아

 

얼른 가져가

 

네가 쓰라니까

 

- 딱 봐도 삼촌 사진이잖아요
- 봐줄 거다

 

그 많은 노동자들을
어디서 또 구하겠니?

 

괜히 문제 생겨요
받으세요

 

잘 들어라, 삼바

 

이거 가져가서
일자리부터 구해

 

이건 진짜 신분증이고
내가 빌려주는 거야

 

고향에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잖아

 

왕처럼 떵떵거리며
돌아가야지

 

호숫가에
나란히 집 짓고

 

풍요롭게
살잔 말이야

 

어서 받아

 

56년생이에요?

 

몰랐네

 

완전 할배잖아

 

이리 줘
방금 마음 바뀌었어

 

- 줄 땐 언제고
- 이리 내놔

 

안녕, 친구

 

안녕하세요

 

나 생각 안 나?

 

이민국 앞에서 봤던

 

다른 사람이랑
헷갈린 것 같은데...

 

아마추어처럼 왜 이래

 

걱정마, 다들 가짜 신분증
가지고 온 거니까

 

내 신분증은 진짜예요
잘못 짚었네

 

코트 멋지네
사냥 가시게?

 

총은 여기 있나?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건설 노동자 10명이랑

 

고층 건물
창문닦이 2명요

 

- 재봉사는요?
- 오늘은 재봉 일 없어요

 

하나, 둘, 셋...
잠시만요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됐어요

 

밖에서
신청서 작성하세요

 

- 실례합니다
- 인원 다 찼어요

 

창문 닦이도요?

 

- 말리 출신이에요?
- 세네갈요

 

그쪽 사람들이
일은 참 잘하는데

 

창문 닦이는 위험해서
허가가 필요해요

 

'돈 워리'

 

지난달에 이 친구랑
창문 닦았었어요

 

- 그치?
- 맞아요

 

조지안...

 

부탁할게요

 

좀 봐줘요

 

문제 없다니까요
친한 친구예요

 

거주 허가증 줘요

 

고마워요

 

얘한테 또 낚였네

 

라무나 쏘

 

네, 저 맞아요

 

일어나

 

- 현기증이 생겨서...
- 그러셔?

 

웃기고 있네

 

- 잡아, 얼른
- 싫어

 

- 일어나야지
- 못해

 

할 수 있어

 

밑은 보지 말고
위만 봐

 

위를 보라고!
침착하게

 

그렇지
심호흡하고

 

그렇지
몸 돌려봐

 

- 싫어
- 얼른

 

절대 싫어

 

괜찮아
날 믿으라니까

 

이제 경치나
감상해, 친구

 

'돈 워리'

 

여기선 우리가 왕이야

 

밑은 보지 말래도!

 

진정됐어
아까보단 낫네

 

그럼 시작하자
10층을 다 닦아야 해

 

- 조심 좀 해!
- 진정해

 

말하고 눌러야지
놀랬잖아

 

여기가 딱이네

 

왜 멈추고 그래?

 

기다려봐
봤지?

 

여기가 바로 천국이야

 

코카콜라 광고 알지?

 

- 뭐?
- 코카콜라 광고

 

얘...
얘가 왜 이래?

 

뭐 어때?
재밌잖아

 

너 감기 걸려

 

됐어
저 이쁜이들 좀 봐

 

- 같이 하자
- 난 못해

 

내 스타일인데

 

딱이야
같이 하자고

 

너 땜에 흔들리잖아

 

안 죽어, 짜샤

 

무슨 짓이야?

 

창피해 죽겠네

 

댁들 상사 없어요?

 

구경 끝났어요!
일 안해요, 일?

 

일이나 하라니까!

 

우린 갑니다

 

함께 해요!

 

사랑해요!

 

잠시만...

 

- 여보세요, 요나?
- 삼바

 

연락도 안되고
무슨 일이야?

 

미용실이란
미용실을 다 뒤졌는데

 

- 절대 못 찾겠어
- 못 찾다니 무슨 말이야?

 

아무래도 일을 관두거나

 

프랑스를 뜬 것 같아

 

말도 안돼
분명 프랑스에 있어

 

나 여기서
미쳐 돌겠다고!

 

잘 안 들려...
요나?

 

여보세요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삼바

 

삼바?
삼바!

 

젠장!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라고

 

뭘 그런 걸 가지고
남자잖아, 그럴 수 있어

 

- 억지로 한 것도 아니고
- 어떻게 수습하면 좋지?

 

난 여자 생기면
절대 너한테 안 보여줄래

 

왜 그딴 소리를 해?

 

농담이야

 

풀어

 

나 최악인 거
나도 알아

 

친구 부탁은 무시하고
그딴 짓을 하다니

 

이건 아니지
웃을 일 아니라고

 

발정난 짐승 같으니

 

아냐, 아냐
발정난 짐승이라니

 

그건 아니지

 

파티를 즐겨요!

 

- 음악이 왜 이래요?
- 얌전히 있어

 

아가씨들은 어딨어?
온통 할머니들뿐이네

 

이 아저씨 작업 중이야?

 

저 여자 보여?

 

너랑 딱이야

 

착하고 매력있고
재밌고

 

딱 네 스타일

 

좋았어

 

- 출동한다
- 그렇지, 쟁취하라고

 

시험도 있는데
너무하잖아요

 

이상하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마

 

예쁜이
테킬라 한 잔?

 

얘기 중인 거
안 보여요?

 

- 아, 네
- 가봐요

 

이만 가야겠다

 

이대로 버스를
놓칠 순 없어

 

뭘 놓쳐?

 

저기 버스 한 대 온다

 

분위기 좋죠?

 

접시 줄까요?

 

재밌게 놀아요

 

이리로 온다

 

- 안녕, 삼바
- 알리스, 왔어요?

 

앉아요

 

소개해줘
얼른 소개해줘

 

- 춤 안 춰요?
- 춤은 소질 없어서요

 

난 완전 잘 추는데

 

야, 나대지마

 

- 오늘 참 예쁘네요
- 내 얘기하는 거 맞아요?

 

- 그럼요
- 낯설게 왜 이래요

 

아뇨
정말 진심이에요

 

네, 예뻐요

 

- 소개해줘
- 아직도 안 갔냐?

 

고마워요

 

별 말씀을

 

컨디션도
아주 좋아 보여요

 

어젠 수면제도 안 먹고
5시간 잤어요

 

잘했네요

 

찬물 때문이에요
물탱크에 문제가 있는지

 

찬물이 확 쏟아져서
피부가 탱탱해진 거죠

 

열판 때문일 거예요
물탱크 안에 있는 열판요

 

알리스
여긴 윌슨이에요

 

- 내 친구죠
- 안녕, 예쁜 언니

 

포르투갈인이에요?

 

그럴 리가!
브라질인이죠

 

댄스 타임이네

 

같이 나가요

 

- 어서요
- 가요, 삼바

 

아뇨, 춤 못 춰요

 

가봐요
난 자리 지킬게요

 

- 같이 즐겨요!
- 난 됐어요

 

춤을 못 춰요

 

얼른요!
쟤는 냅둬요

 

난 이만 갈란다

 

네 친구 춤 잘 추네

 

좀 나대는 스타일이죠

 

9월에 있을
내 시험을 위해

 

시험을 위해!

 

또 있어요

 

쥐꼬리만한 월급 받는
인턴 때려치울 날을 위해

 

이제 마셔요

 

시험을 위해

 

다음 차례는요?

 

- 내가 할게
- 좋죠

 

아프리카에선
비 오는 밤이면...

 

제발
또 시작이시네

 

말하시게 둬요

 

좋은 얘기긴 한데
엄청 길어요

 

말씀하세요, 라무나

 

아프리카에선
비 오는 밤이면

 

하루살이라는
벌레가 들끓는데

 

접시에 막
떨어지고 그래요

 

벽에도 부딪히고, 가끔 반은
살아있는 채로 떨어지죠

 

그게 빛에 끌리는
본능 때문인데

 

살려는 의지가
그렇게 대단한 것들이

 

미친 듯이
전구 주위를 맴돌고는

 

아침이 되면 식탁 위에
낙엽처럼 떨어져 있죠

 

그 전날까진
하늘을 날았는데 말예요

 

우린 그런 삶을
살지 않기를

 

모건 프리먼 형님이
분위기 싸하게 만드셨네

 

쇼생크 탈출이나 하시지

 

이제 내 차례요

 

어떤 여자한테
잘 보이고 싶어요

 

엄청 예쁜 여잔데...
고백하고 싶지만

 

전 부끄럼쟁이거든요
자, 맞춰봐요

 

그 예쁜이는
월급이 쥐꼬리만해요

 

그리고 담배를
엄청 잘 말아요

 

일단 난 아닌 걸로

 

꿈도 꾸지 말아요

 

- 절대
- 두고봐요

 

아, 네네
삼바 차례예요

 

좋아요, 난...

 

호숫가에 집을 짓고 싶어요
진짜 멋진 집

 

- 호숫가의 집이라!
- 정말 멋지겠네

 

알리스는?

 

과잉 긍정을 위하여

 

멋지네요

 

마르셀!

 

'사랑과 함께
악마와 싸우리라'

 

좋은데요
누가 한 말이죠?

 

맞춰봐요

 

- 부처?
- 예수님 아냐?

 

- 땡, 틀렸어요
- 간디, 분명 간디예요

 

폴-쥘 랑브랭

 

그게 누군데요?

 

내 사촌

 

취했나 봐

 

폴-쥘 랑브랭 아니고

 

밥 말리예요

 

또 저런다

 

마르셀은
밥 말리 빠순이래요

 

못됐어
혼날 줄 알아!

 

- 폴-쥘 랑브랭을 위해!
- 폴-쥘 랑브랭을 위해!

 

다들 정말
개성만점이에요

 

오지 않는 널
마냥 기다리긴 싫어

 

오지 않는 널
마냥 기다리긴 싫어

 

처음 널
내 눈에 담았을 때

 

내 심장은
널 따라가라고 했지

 

많이 기다려야 한단 걸
난 알아

 

하지만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걸

 

오지 않는 널
마냥 기다리긴 싫어

 

오지 않는 널
마냥 기다리긴 싫어

 

오지 않는 널
마냥 기다리긴 싫어

 

여름이 왔고
아직도 널 기다려

 

겨울이 왔고
아직도 널 기다려!

 

아무 말 안 했어요

 

뭐라고 한 줄 알았어요

 

요즘 좀 어때요?

 

알리스, 저기...

 

요즘 괜찮은지 궁금해서요
좀 어때요?

 

좋아지고 있어요

 

약을 점점
줄여가고 있구요

 

잘됐네요

 

아직은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게

 

약간 힘들지만

 

좋아지는 중이고
아주 좋아요

 

 

이걸로 내 머리 내리치고
머리칼 잡아챌래요?

 

해볼 만하겠네

 

지금요?

 

어때요?

 

물탱크가
많이 낡았네요

 

역시 열판 문제였어요

 

고쳤으니까 앞으로
몇 년은 버틸 겁니다

 

이제 온수가
나오는 거예요?

 

당근이죠

 

찬물, 따뜻한 물
미지근한 물

 

잘 나올 거에요

 

20분 후에 틀어봐요

 

고마워요

 

얼마 주면 되죠?

 

노동비 300에

 

교통비 200
총 700유로인데

 

당신은 특별히
1,000유로 받죠

 

- 1,000유로요?
- 아뇨, 아뇨

 

웃기려고 이러는 거예요
썰렁해, 인마

 

재미 하나도 없거든

 

산수를 못하는 줄 알았죠

 

1,000유로는
말도 안되죠

 

'빵'유로예요

 

- 공짜라고 해!
- 알았어, '빵'유로

 

장난치지 마

 

- 그거 좋네요
- 좋죠

 

난 갈게요

 

우린 갈게요

 

- 정말요?
- 가야 해요

 

더 있다가
가도 되는데...

 

난 산수 공부하러
가려고요

 

나도...
공부도 해야 하고

 

할 일도 있고...

 

어쩔 수 없죠

 

고마워요, 알리스
차 잘 마셨어요

 

- 왜 그래?
- 뭐가?

 

알리스랑 같이 있어
뭐가 겁나는데?

 

그런 거 아냐

 

요즘 하는 일마다
엉망이라...

 

네가 안 들어가면
내가 작업한다

 

안돼, 가만 있어

 

안돼, 안돼!

 

윌슨!
당장 이리와!

 

진정해, 삼바
할 수 있어

 

젠장

 

안녕, 뭐했어요?

 

놓고 간 거 있어요?

 

그냥 잘 있나 해서요
괜찮은 거죠?

 

그럼요

 

피로가 좀 풀려요?

 

글쎄요
그다지...

 

좋긴 한데
위치를 바꿔 볼까요?

 

- 여기요
- 좋아요

 

어때요?

 

아까보단 낫네요

 

조금 나아졌어요

 

- 그만할까요?
- 아뇨, 아뇨, 해줘요

 

하다 보면
시원해지겠죠

 

이제 시원해요?

 

말은 그만하고...

 

이런, 뭐지?

 

말도 안돼!
아! 차가워!

 

어쩜 이래요?

 

당신 친구
정말 구제불능이야!

 

이게 뭐야!
짜증나, 정말!

 

알리스, 괜찮아요?

 

이제 뜨거운 물 나와요

 

엄마야, 겁나 뜨겁네

 

진정이 좀 돼요?

 

조금만 더요

 

- 이름이 뭐예요?
- 데이지요

 

출발합니다
5분 후에 다시 올게요

 

아뇨, 괜찮아요

 

데이지가 끄는
마차 태워줄까요?

 

내 잘못 아냐

 

낡은 파이프 탓이지

 

그러시겠지

 

좀 여유있게 합시다!

 

- 그래서 둘이 뭐했어?
- 열나게 걸레질 했지

 

- 그 다음엔?
- 공원에 가서

 

당나귀 쓰다듬었어

 

아 아랫도리 당나귀?

 

아니, 진짜 당나귀
기회를 날렸어

 

그래도 괜찮아
가끔 만나고 전화도 하고

 

그것도 좋은걸

 

알리스가 소리 지를 때도 있지만
잘 지내고 있으니까

 

언젠가 또
기회가 오겠지

 

얼른 도망쳐, 삼바!

 

- 왜? 무슨 일인데?
- 얼른!

 

- 뭔데?
- 서둘러!

 

어디 가?

 

기다려!

 

- 어서!
- 기다려!

 

젠장

 

저기요!

 

여기 좀 봐요!

 

- 문 좀 열어주세요
- 지금 급해요!

 

- 제발요
- 제발 도와줘요!

 

신발 벗어요!
얼른 가요

 

- 어디로?
- 저쪽요

 

들고 있어

 

뭐하려고?

 

어디로 가게?

 

윌슨, 난 못하겠어

 

- 얼른 와
- 못해

 

- 할 수 있어
- 난 못해, 절대 못해

 

- 관둘래
- 신발이나 던져

 

돌았냐?

 

던지라며?

 

나한테 던져야지

 

그냥 '신발 던져'랬잖아

 

장난해!
이게 뭔 꼴이야?

 

'나한테 던져'라고
했어야지!

 

지금 이 판국에
말꼬리 잡을래?

 

- 나오기나 해!
- 싫어, 안 나가

 

안 갈 거야?

 

난 못 가!
못 간다고!

 

얼른

 

괜찮다니까

 

어서!

 

아, 빨리 와!

 

알았으니까
당기지 마!

 

- 간다고
- 진정해

 

- 미끄럽잖아
- 괜찮대두

 

- 미쳤어?
- 너 때문이잖아!

 

- 왜 이렇게 빨리 가
- 진정해

 

왜 자꾸 어딜
올라가고 난리야?

 

더 이상은 못 가

 

장난 아니야, 진짜

 

아 진짜
이 웬수야!

 

잘 잡아
셋 센다

 

- 셋에?
- 그래

 

셋!

 

됐어, 됐어!

 

- 너 남자 좋아하냐?
- 안돼, 놓지마!

 

가만히 있어

 

하나만 묻자

 

브라질 수도가 어디야?

 

알제리

 

그럴 줄 알았어

 

내 본명은 왈리드
고향은 알제리야

 

윌슨은 뭐야?

 

처음 파리에 왔을 때
많이 힘들었어

 

그러다 브라질 애들을
만났는데

 

일 구할 때나
여자 꼬실 때

 

브라질 사람이
더 먹힌단 걸 알게 됐지

 

그래서
윌슨이 된 거야

 

감동적인 날이네

 

왜?

 

넌 내 생애
첫 아랍계 브라질 친구야

 

비밀 지켜

 

'돈 워리'

 

야, 하지 마!

 

- 장난 아니거든
- 맨발의 청춘 났네

 

그러니까
'나한테 신발 던져' 했어야지

 

알았다니까

 

정확히 말하란 말이지

 

너 여기 살아?

 

비번은 어떻게 알았어?

 

- 라프라드 씨
- 윌슨

 

하루나 늦었잖아

 

죄송해요
일이 있어서요

 

저번이랑 똑같아

 

식기세척기 고장인데
열판 문제는 아냐

 

- 그래요?
- 그렇다니까

 

놀랍네, 싱크대랑
하수관은 괜찮아요?

 

아니, 다 엉망이야

 

- 자네만 믿네
- 네

 

신발은 왜 벗고 다녀?

 

삼촌은?

 

계속 안 받아, 돌겠네
경찰한테 잡히셨나봐

 

신분증을
도난당했다고 하면

 

- 금방 풀어줄 거야
- 문제 생길 줄 알았다니까

 

근데 삼촌이 계속...

 

얼마나 걱정했다고!

 

우린 얌전하게 하죠

 

얌전한 게 좋죠

 

- 옷 가져왔어요
- 고마워요

 

전 남친 건데
잘 맞을 거예요

 

패션만 신경 쓰니까
애인이 방전되지

 

파이프 고장난 거
미안해요

 

- 꼭 고쳐줄게요
- 아뇨, 알아서 처리할게요

 

브라질 배관공
형편없네

 

사과하는 뜻에서
홍차 대접할게요

 

좋았어

 

물 떠올게

 

- 너 뭐야?
- 음흉한 놈

 

비밀이 샘 솟네

 

- 말하지 마
- 이건 또 뭘까?

 

내 슬리퍼잖아!
목소리 낮춰!

 

브라질에서 사오셨나?
왈리드, 안 그래?

 

그만해!
입 다물라고!

 

거리 유지하란 게
이런 말이었구나

 

- 남미 남자를 좋아하거든
- 그래 보이네

 

언니만 알고 있어

 

괜히 안 좋게
볼 수 있으니까

 

- 비밀인 거다
- 그럴게

 

무슨 홍차로 줄까요?

 

오리엔탈 스타일요!
잣도 동동 띄워서

 

- 삼바, 좀!
- 난 중동도 좋더라

 

들키면 안된다니까!

 

부엌에 있지만 말고
거실로 오시죠

 

너무 귀엽지?

 

또 붙었네

 

아기 만들 것 같은데요

 

쌍둥이일 것 같아요

 

나도 그 생각했는데!

 

둘 다 보통 아니니까
쌍둥일 거예요

 

- 갈까요?
- 그래요

 

잠시만요...

 

- 전화할게
- 그래, 좋은 시간 보내

 

저기...
할 말이 있는데

 

이제 병가가 끝나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해요

 

좋은 소식이네요

 

내가 다 기쁘네

 

잘됐어요

 

마누처럼
호들갑은 못 떨었지만

 

나도 많이 걱정했어요

 

참 오랜만에
누굴 걱정해봤네요

 

난 늘 걱정하는데

 

덕분에 많이 웃기도 했죠
그것도 참 오랜만이고요

 

앞으론 또
무미건조하게 살겠죠

 

그 동안 고마웠어요

 

그리고...

 

당신이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것도 좋은 소식이네요

 

나아지고 있단 뜻이니까

 

좋은 소식을
두 개나 듣다니

 

참 좋다

 

- 삼촌
- 가자

 

날 식당으로
데려가더구나

 

쉐프가 앞으로
나오지 말랜다

 

- 삼바
- 가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제가 해결할게요

 

저 친구야

 

따라와

 

따라오래

 

다음부턴
절대 늦지 마

 

여기서 기다려

 

여기서 기다리래

 

브라질어 하는 거 아니구먼
프랑스어로 하잖아

 

- 나도 알아들어
- 빨리 골라

 

- 이건 얼마예요?
- 어떤 거?

 

콧수염 친구요
모디보 디알로

 

- 500유로
- 난 1,000유로고?

 

- 흑인 건 더 싸
- 그래도 1,000유로는 심하지

 

- 계속 이럴래?
- 저기요, 잠깐만요

 

이 구두도 줄게요

 

가죽도 진짜고
디자이너 제품이에요

 

소가죽에
술 달린 거 보이죠?

 

- 콜?
- 얘 왜 이래?

 

- 내가 장난치러 온 줄 알아?
- 270인데

 

- 280까지 커버 돼요
- 1,000에 두 개 줘요

 

중국인으로 하든가

 

중국인처럼 생겼네

 

- 그냥 해
- 1,000유로에 두개?

 

여기 왕서방 있네

 

봐봐, 너랑 딱이야

 

- 그만해!
- 브라질이나 중국이나

 

- 아 좀! 그렇게 해줘요!
- 꺼져

 

- 내가 뭘 어쨌는데요?
- 어이, 왕서방

 

왜?

 

- 너 대답했다
- 그만 하라니까!

 

정신 사납게 하지 말고
꺼져!

 

저기요, 왕서방이랑
콧수염 가져갈게요

 

- 이 자식은 뭐야?
- 진정하고 구두 받아요

 

우린 왕서방이랑
콧수염 가져갑니다

 

꼭 필요해서 그래요

 

디알로, 디알로!
모디보 디알로!

 

전데요

 

따라와

 

분류 작업 시작해

 

살라, 여긴 모디보야

 

살라가 작업에 대해
알려줄 거야

 

자네가 가르쳐줘
이따 보세

 

메시지 받았어요
무슨 일이에요?

 

회사 복귀 첫날부터
또 시작이에요

 

불안증이 도져서
여기 두 시간이나

 

서 있었어요

 

오늘 멋지네요

 

정장에 서류가방까지
커리어우먼이네

 

- 잘 어울려요
- 고마워요

 

콧수염 얘기 좀 할까요?

 

아뇨, 신경 쓰지 마요

 

선물이에요

 

내 선물?

 

- 고마워요
- 그 옷의 위력을 알게 될걸요

 

지금 입을까요?

 

아뇨
사람들 없을 때

 

- 나중에요
- 고마워요

 

가볼게요

 

얌전하게
아니면 거칠게?

 

거칠게라뇨?

 

아뇨, 행운의 티셔츠가
도움될 거예요

 

- 고마워요
- 잘 가요

 

파이팅!

 

거칠게라니
뭔 소리야

 

바보 같긴...

 

얌전하게
아니면 거칠게라니...

 

삼바!

 

'얌전하게 아니면
거칠게?'라고 한 말요

 

그게 뭐요?

 

이제 이해했어요

 

난 얌전한 인사보다

 

거친 인사로 할래요
콧수염 때문에 따가워도...

 

아까 했던 말
그 뜻이죠?

 

또 오해한 거 아니죠?

 

약간 따갑긴 하네

 

이건 얌전하지만
거친 키스죠

 

잠깐, 저게 뭐예요?

 

저건 내 사진인데

 

왜 여기 있는 거죠?

 

그게...
당신 파일에서

 

몰래 가져왔어요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져서

 

지금 이 머리 해도
귀엽겠다

 

처음부터 나한테
관심있던 거에요?

 

지금 진실게임
하자는 거?

 

뭐 그런 셈이죠

 

당신은...
당신은 정말 특별해요

 

특별해서 좋아요

 

모디보 디알로

 

계속 이름이 바뀌는데

 

나더러 뭘 어쩌라고요?

 

모르겠어요
식당 일은 없어요?

 

요리사 수업도
거의 마쳤는데...

 

다시 쓰레기를
치우게 되다니

 

적성에 맞는 일
하고 싶어요

 

조지안, 제발요
부탁해요

 

도와줘요

 

이 신분증
허접한 거 봐요

 

돈은 많이 줬겠지만
이걸론 안 먹혀요

 

자요, 이건 안돼요

 

그 동안
일한 것도 놀랍네요

 

진짜 신분증 가지고
다시 와요

 

그때 도와줄게요

 

페인트공 한 명이랑

 

타일 기술자 둘
시멘트공 하나 필요해요

 

당신 알아, 차에 타요
이 친구 태워

 

시멘트공이랑
타일 기술자 둘

 

여기 두 명요

 

됐어요
문 닫아

 

이제 됐습니다

 

콧수염은 왜 밀었어?

 

히틀러가
선탠한 줄 알았구먼

 

그라탕 만들었어요
오븐에 있으니까 드세요

 

전 직장 친구들한테
연락해봐요

 

일자리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전 나가요
다녀올게요

 

외박할 거예요

 

또 그 우울증 환자냐?

 

-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 순진해빠져선...

 

그 여잔 병 나으면
너 따위 잊을 거다

 

넌 고통 받겠지
다 시간 낭비야

 

그 여자한테
네가 뭘 해줄 수 있어?

 

제 인생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냥 믿고
지켜봐 주면 안돼요?

 

나도 가끔은
행복해도 되잖아요

 

그 여자랑 있으면
행복해져요

 

늘 여기 숨어
불안하게 살다가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고요

 

잘 될까 봐
걱정인 거죠?

 

삼촌 말이 틀릴까 봐
두려운 거예요!

 

병원이나 데려가봐

 

삼바!

 

왜 이리 찾기 힘들어?
전화도 안 받고

 

진짜 반갑다

 

축하할 겸
한잔 안 할래?

 

지금은 안돼
약속이 있거든

 

-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 딱 한 잔만 하자

 

널 봐서 좋아서 그래

 

- 그럼, 한 잔만
- 그래

 

뭘 축하하는데?

 

거주권 받았거든

 

앞으로 10년은
무사하지

 

잘됐다

 

정말 잘됐어

 

진짜 기뻐

 

그라시스는 못 찾았어

 

네 말대로
프랑스를 떴나봐

 

그럴지도

 

그래, 프랑스를
떠났을 거야

 

담배는
밖에서 피워요

 

밖에서요

 

- 되게 까칠하네
- 나가자

 

요나, 나 정말 가봐야 해

 

안되지
얼마만의 상봉인데

 

- 좀 걷자
- 안돼

 

정말 가봐야 해
게다가 날씨도 춥고

 

추워?
기다려

 

난 술을 들이부었더니
하나도 안 추워

 

오늘따라 말이 없네
나한테 할 말 없어?

 

내가 우습냐?

 

내가 우스워?

 

- 그래?
- 진정해, 너 취했어

 

내가 안에 갇혀 있다고
남의 여자를 건드려?

 

그만해

 

- 좋더냐? 좋았어?
- 관두자

 

이거 놔!

 

놓으라고!

 

내 전화 무시했지?

 

진정해
이러다 잡혀가

 

이거 놔!

 

젠장, 경찰이야!

 

오라고 해
난 거주권 있으니까

 

- 거기 뭡니까?
- 개자식!

 

멈춰!

 

수로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군

 

네?

 

어쩌다가요?

 

밤에 전화가 왔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

 

- 난 여기 못 있어요
- 왜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해요

 

나중에 설명할게요

 

돌아가야 해요

 

가 있으마

 

이건 못 입겠어요

 

잠시만요

 

거주권이요

 

안돼요
난 못해요

 

이제 와서
못할 게 뭐 있어요?

 

그럴 자격 있잖아요

 

가져요

 

내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요

 

이젠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이러다 내가 날
잊어버리면요

 

내가 안 잊어요

 

당신이 잊혀지려 하면
이름을 크게 외쳐요

 

그 누구도
삼바를 잊지 못하게

 

다 잘될 거예요

 

- 안녕, 알리스
- 안녕

 

아는 분들도 계시죠

 

- 회의 잘하세요
-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메뉴 누가 썼죠?

 

전데요

 

'스펠트 크러스트 곁들인
송어 스테이크'

 

이게 정확히 뭐죠?

 

빵가루 묻힌 생선과
과일 퓨레예요

 

아 그렇군요
그렇게 쓸게요

 

- 네
- 당신이 새로 온 쉐프예요?

 

네, 맞습니다

 

- 이름이 뭐랬죠?
- 저요?

 

- 제 이름요?
- 그래요